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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cle Bones

Oracle Bones
Peter Hessler

_베이징에서 기사 스크랩부터 시작해 저널리스트 생활을 한 피터 해슬러가 2000년대 초 중국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가 추적한 갑골문 학자들 이야기와 묘하게 엮인다.

_저자가 취재한, 갑골문 학자들이 겪었던 20세기 초 중국 험난했던 시절의 이야기들이,  저자가 2000년대 초의 중국 생활 속에서 만난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묘하게도 어떤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갑골문으로 대변되는 한자, 그리고 그것이 중국인들에게 의미하는 바와 대만, 신장, 북경, 심천의 이야기들...또한.

_인류학에 몸 담기도 했던 작가의 전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서 작가가 세상을 바라볼 때의 어떤 차분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 '따뜻한 시선'이라는 것은 어쩌면 '의도와 편견이 없는' 시선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옥스퍼드를 졸업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간 그이기 때문에, 그렇게 스스로를 비워낸 이이기 때문에 그런 시선이 가능한 것 아닐까.

_소위, "longitudinal narrative non-fiction", 종단적 서술형 넌픽션, 여러 시대의 실제 이야기들을 일관성있게 엮음. 이런 구조 안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일상의 자잘한 단편이라도 과거과 미래 사이에서 연관되어 맞춰지는 퍼즐 조각들이 있어, 그것 역시 어떤 세상을 조직하는 일부로 만들어준다. 물론, 그런 조합을 할 수 있는 통찰과 집요함은 또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 toto's treat, 3개월만에 소화.

leaf

2010/03/04 03:31 2010/03/04 03:31


패스포트 - From Gobi to Siberia
김경주 산문집

_뻔하디 뻔한 여행의 감상을 이쁘장한 사진 옆에 보기 좋게 모아 놓은 흔하디 흔한 요즘의 여행기(라기보다는, 그저 싸이월드 사진첩 모음에 다름 아닌 것처럼 보이는)들이 이제는 물릴 정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한 행 한 행 읽어내릴 때마다 가슴을 파랗게 물들였던 시를 쓴 시인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밤의 한가운데로 그 사전들의 체온들을 분류하면서 죽은 자들의 사전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것은 글을 쓰는 동안 나에게 허락된 유일한 눈이었다. 눈은 언어의 한가운데 춤추는 사람들이 떠다니는 것이다.

_'여행기'가 아니라 '산문집'이라 이름 붙여 놓은 책에 어떤 세세한 기록이나 플롯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쓴다는 것과 '산문'을 쓴다는 것의 차이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다. 위의 문장들처럼, 문장 하나 하나는 아름답디 아름다워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을 정도지만, 그런 문장들을 잔뜩 모아놓았을 때엔 글 자체를 읽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문장마다 새로운 '선언'을 계속하는 글들은, '산문'이라는 이름을 달기엔 너무나 비유와 감정의 과잉인지라, 읽다가 조금은 질려버릴 정도였다.

_시인이라는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법과 어휘를 고르는 방법이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 많이 달라서인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그저 내가 이런 정도의 감성을 소화해내기에는 너무 메말랐으며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그렇게 각자는 너무나 이쁜, 하지만 잔뜩 쌓여 있는 그 화려한 문장들을 보며 조금은 뭐랄까, 너무나 예쁜 얼굴에 꼴 사나운 진한 화장을 한 여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_흔하디 흔한 요즘의 여행기들에서 내가 싫어했던 건 그 숱한 '트렌디한 일갈'이다. 모아 놓으면 예뻐보일 수 밖에 없는 엑조틱한 사진들에 과잉 감성으로 터질듯한 문장들. 마치 나는 이 정도로 고상하고 너희들은 속물일 뿐이라는 은근한 무시를 내포하고 있는 듯한. 내 워크맨 속 갠지스 같은 시를 쓴 그의 문장들은 분명 그런 싸구려 문장들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도 단단하며, 심지어 그런 문장을 쓸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서러울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배치하는 방법과 그 문장들을 읽을 때의 느낌에 대해 고려해봤어야 하지 않나 싶다. 때문에, 저자가 책에 싣기도 한 조연호 시인의 편지글에서처럼, "읽기는 쓰기보다 뒤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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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f

2009/11/25 22:48 2009/11/2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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