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ious circle

카드값이 꽤 많이 나왔다.

별로 쓴 것 없는 것 같은데, 쓸 때마다 벌벌 떠는데, 그나마 벌었던 것 족족 쓰고 또 언제 일이 생길 수 있을까 궁리한다. 어딘가 밑이 빠진 것 같다. 빠진 밑을 수선하려고 고심해 보고 노력해 보지만 어쩐지 이 작은 독의 어디에서 새는건지 잘 모르겠다. 늘 그렇듯 결국에는 술값인데, 몇몇 특별한 상황이 있었다고는 해도 많은 이유는 결국 내 무절제와 밤에 대한 굴복이다. 그리고는, 지독한 숙취에 고통스러워 하고. 모르겠다. 결국 내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술자리뿐인 것 같아, 대인관계의 비용이라고 치부하지만, 그럼에도 그 공식; 별 계획도 없는 만남, 밑도 끝도 없이 들이붓는 beers, 영양가 없는 대화들(그 숱한 드라마들과 연예인들이 도대체 우리 삶과 무슨 큰 관련이 있단 말인가!), 할증 시간대의 택시비, 다음 날의 지독한 숙취, 정신 좀 차리고 나면 다음날 저녁, 결국 버리게 된 몸과 시간 - 이 악순환은 점점 이 곳을, 나를 질리게 한다.

돈을 많이 벌면 된다고? 취직을 하면 된다고? 글쎄, 그렇다고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까. 벌고, 아쉬워 하며 쓰고(낭비하고), 또 다시 월급날만을 기다리는 것, 과연 그게 크게 다를까. 하긴, 얼마간 저축은 할 수 있겠지. 독립을 할 수 있겠지. 그래 모은 돈을 나중에 집 사고 애 낳고 차 사는데 쓸 것이고, 그러고 나면 또 '자발적 빈곤감'을 느낄 것이고, 아쉬워할 것이고; 과연 그게 '독립'인가.

어떤 대전환, 엉엉 울 수 밖에 없고 피가 철철 흐를 수 밖에 없는 대전환, 이 필요한 시기이다.

leaf

2009/06/15 17:40 2009/06/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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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ocean 2009/06/15 18:53 # M/D Reply Permalink

    어디가서 그렇게 드라마 얘기를 하는거야?
    너 드라마 보는 것도 없잖아~ ㅎㅎ

  2. leaf 2009/06/15 22:03 # M/D Reply Permalink

    어딜가나 연예인 얘기 꼭들 하잖아. 너도 하잖아. 지겨워 죽겠다 이거야.

  3. toto 2009/06/16 21:52 # M/D Reply Permalink

    일을 비싼 커피 마시면서 하니깐 그르지...
    비싼 커피값 + 밖에 나가있다보니 대인관계 할 기회구조가 열려 있음 + 이동비용 및 외식비용 -> 카드값의 과다 지출 이런거 아니겠니
    ..

    1. leaf 2009/06/17 00:43 # M/D Permalink

      맞다. 내가 좀 집혐오증이 있자누. 그치만 커피값은 획기적으로 줄였어. 텀블러+통신사 할인해 2200원. 근데 이모냥이니... 어찌됐든 쓸 때 써도 즐거워야 하는데...어째 앞 날이 회색이니...

  4. aiblv 2009/06/18 00:23 # M/D Reply Permalink

    오빠는 트라마가 필요해! 파이트클럽처럼 집에다 폭탄터트려줄까?

    1. leaf 2009/06/19 02:38 # M/D Permalink

      트라마? you mean trauma?
      안 그래도 요즘 폭탄을 제조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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